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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들어 있는 글들은 보편주의와 국가주의라는 두 길을 대립각으로 세우면서 정리한 것들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정보와 자본의 힘은 세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적 변화의 움직임 배후에서 작동하고 있는 철학적 논리를 들여다보고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현 단계에서 시급히 요구되는 사안일 것이다. 여기에 모은 글들은 국민국가를 단위로 그 밖으로 확장될 수 있는 논리를 찾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정리된 글들이다.
제 1부에서 정리한 글에서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대부분 합리성에 의거해서 해결되거나 해소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철학적 정당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차원에서의 합리성 형성과 확장의 발원지로 보이는 한국적 공론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운동의 장이 보다 올바를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 조직 내부의 보다 수평적이며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전제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사회철학적 제안을 하고 있다. 제 2부는 독일 베를린에 머물면서 1989년부터 91년까지 진행된 독일 통일을 체험하면서 한국인으로서 정리해보고 싶은 주제였던 통일 문제를 사회통합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 글들이다. 특히 대학 커리큘럼 분석을 통해서 주도적 이념들이 어떻게 형성, 강화, 소멸해 가는지를 역사적으로 고찰한 글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 중 가장 풍부하면서도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는 글들이다. 현장에서 뛰어 다니면서 수집한 자료를 중심으로 엮은 생생한 자료 중심의 글들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좀 더 덧붙인다면 독일 통일 전과 통일 후 변화된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한 참여 관찰자로서 보다 효율적이면서 정당성을 겸비한 통일 교육과 그 통합이념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독자들의 비판적 논의를 풍부하게 접했으면 한다. 제 3부는 서구 철학의 한국적 수용사를 자료 중심으로 정리한 글들인데, 이 부분도 자료를 구하느라 꽤 시간과 열정을 많이 소비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특히 백남운, 신남철 관련 자료를 직접 확인하느라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잡지들과 마이크로필름을 일일이 대조했던 무더운 여름 모 대학과 통일부 소속 자료실에서의 기억은 학문적 글쓰기 이전에 우리 선조들의 기록을 현재적 형태로 체계화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이 글들을 정리하면서 저자는 20세기 초반, 중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양 현대 철학을 습득하면서도 그것을 치열하게 그 당시 현실과 대치시키면서 자기화하려 했던 선배 철학자들의 강한 철학적 모티브를 접할 수 있었다. 오히려 지금의 우리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어떤 면에서는 무모하리만큼 강하게 집착했던 선배 철학자들의 현실에 대한 감정적, 근원적 애착을 접하면서 오히려 철학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 보다 엄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 제 4부는 효율성과 유용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현재 한국의 대학 상황을 접하면서 그 테두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기초학문들 그 중 특히 심화된 인문학 경시 풍토를 체험하면서 도대체 21세기에도 인문학이 필요한 학문인지를 반문하면서 정리한 글을 덧붙였다. |